신원교 발행인 / 대기자
최근 전 세계는 기후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뼈아프게 보여주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유럽 남부에서는 기온이 섭씨 45도를 훌쩍 넘어 수많은 노약자가 탈진과 건강 악화로 쓰러졌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산림은 불길에 휩싸여 수개월 동안 잿더미로 변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과 도로가 물에 잠기며 대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었고,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서는 3년 넘게 이어진 가뭄이 수백만 명을 굶주림에 몰아넣으며 국제 사회의 구호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게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 8월 충청, 경북 지역에는 시간당 200mm가 넘는 집중호우에 마을과 도시가 순식간에 쓸려가고 침수되어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속출했다. 더 이상 이상기후는 먼 나라에서 전해 들을 뉴스가 아니라, 우리의 집 앞마당에서 당장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현실이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기후의 변덕이나 일시적 재앙으로 치부할 수 없다.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온 온실가스가 지구의 평균기온을 상승시켰고, 그로 인해 대기와 해류, 바람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교란되었다. 그 결과 어떤 지역은 짧은 시간에 ‘물 폭탄’ 같은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리고, 강원도 강릉을 비롯한 일부 지역은 수개월 동안 빗방울 한 방울 구경하지 못하는 기상이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불균형은 농업 생산과 식량 수급을 위협할 뿐 아니라, 산업 활동과 에너지 공급, 물 자원 관리까지 뒤흔들어 인류가 의존해 온 생활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다. 대응이 늦었지만 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유럽연합은 이미 재생에너지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에너지 구조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한국 역시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을 늘리고,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마련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전환 속도와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충분하지 못하다. 무엇보다도 정책적 대책과 산업 구조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며, 시민 개개인의 생활 속 변화와 사회 전체의 인식 전환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기후는 결코 자연의 변덕이나 일시적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오랜 시간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 편리함을 위한 에너지 낭비로 스스로 초래한 결과이며, 동시에 우리에게 보내는 가장 명확한 경고장이기도 하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늦는다”는 이 경고 앞에서 인류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단 하나, 행동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5년은 지구 기후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 살 것이며, 어떤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