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회사 지분 손병준 회장 일가에게 7억에 매각 직후, 공장 시설 이전
- 모베이스전자, 오너일가 회사에 임대료 지급…일감 떼주기 의혹도
코스닥 상장사 모베이스에서 최근 집단해고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핵심 생산시설이 수년 전 손병준 회장 일가 소유 비상장사로 이전돼 매년 수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영 악화를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는 상장사 자산을 사전에 개인회사로 옮겨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변칙 증여’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오너일가에 7억원에 판 회사, 한 달 만에 199억 자산 보유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체 (주)모베이스는 2022년 2월 24일 자회사 (주)티브이포어스 지분 전량을 손병준 회장 등 3인에게 7억4000만원에 매각했다. 매수인은 손 회장 본인과 배우자 조해숙씨, 자녀 손재민씨다. 각각 지분 33.3%씩을 나눠 가졌다.
문제는 이 거래 직후 벌어진 일이다. 지분 매각 불과 35일 뒤인 3월 31일, 모베이스는 충남 천안 소재 투자부동산 16억원을 티브이포어스에 매각했다. 같은 해 모베이스전자의 핵심 생산시설(토지·건물 장부가 182억6,600만원) 역시 티브이포어스로 이전됐다. 7억4000만원에 팔린 빈 껍데기 회사가 한 달여 만에 199억원 규모 자산을 지배하게 된 셈이다. 투자 대비 27배에 달하는 자산을 손에 넣은 것이다.
방송 제작사에서 부동산 임대업으로 업종 전환
티브이포어스의 설립 경위도 의문을 키운다. 이 회사는 2018년 ‘방송프로그램 제작업’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현재 사업목적은 ‘부동산투자 및 임대업’으로 바뀌어 있다. 2024년 기업 신용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수 1명, 매출원가 0원으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에 가깝다. 사실상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료를 받는 것 외에 아무런 사업 활동이 없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조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자산 보유 목적으로 설계된 법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장사 자금, 회장 일가 회사로 매년 7억씩 유출
주목되는 사실은 티브이포어스 매출이 전적으로 모베이스전자의 임대료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모베이스전자는 자사 핵심 생산시설을 티브이포어스에 넘긴 뒤, 이를 다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이른바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ss Back) 구조다. 모베이스전자가 티브이포어스에 지급하는 임대료는 연간 6억9000만원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자금이 대주주 일가 소유 비상장사로 매년 7억원 가까이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티브이포어스는 이 임대료 수입으로 은행 이자를 갚고, 남는 금액은 사실상 손 회장 일가의 몫이 된다.
이 같은 구조는 최근 모베이스에서 진행 중인 집단해고 사태와 맞물리며 비판을 키운다. 회사는 경영 부담을 이유로 인력 감축에 나섰지만, 핵심 생산시설에서는 이미 오너 일가가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경영 실패의 부담은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자산은 오너 일가가 선제적으로 챙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사전 합의 정황…과세당국 조사 필요"
세무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단일거래 원칙에 따라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분 매각과 자산 이전이 35일 간격으로 이뤄진 점, 매도인(모베이스 대표)과 매수인(손병준 본인)이 동일인인 점 등을 종합하면 사전에 설계된 거래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모베이스 측은 ‘정상적인 거래’라고 답했다. 모베이스 관계자는 “2년 전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에서 해당 거래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 됐다”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부정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