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중재에 나섰지만, 어떻게든 이익을 더 보겠다는 포스코이앤씨 입장은 확고했다.
통상 수주 경쟁에서 대형 건설사들은 좋은 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따낸다.
그 후, 공사가 시작되고 나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공사비를 갑자기 올린다. 이번에는 서울 신반포21차 현장이다.
2020년 1천억, 2024년 2천억… 공사비는 ‘고무줄’
포스코이앤씨는 2020년 당시 사업을 따낼 때 공사비 대출 없이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하겠다고 했다. 당시 계약액은 1천19억원.
포스코는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신반포21차에서 첫 선보이기로 했다. 해당 결정을 이유로 또 한 번 설계가 바뀌고 마감재도 올라갔다.
2023년 총회에서 1천288억원으로 한 차례 올랐다. 2024년에는 인건비·자재비가 많이 올랐다며 2천421억원을 요구했다. 처음 계약액 두 배가 넘는다.
중재로 일단 마무리… 찜찜한 뒷맛
공사비 인상 사건은 지자체(서울시와 서초구)가 나서서 중재를 맡았다.
한국부동산원이 살펴본 결과 1천480억원이 적당하다고 했지만, 양측이 끝내 좁히지 못하면서 합의액은 1천676억원으로 정해졌다.
조합원들이 느끼는 부담도 크다.
조합장은 이번 합의대로면 조합원 한 명당 평균 6억원 안팎 부담금이 생긴다고 했다.
조합원 107명 중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버티기 쉽지 않다는 걱정이 나온다.
합의했는데 소송은 왜 아직 그대로
포스코이앤씨는 1천402억원짜리 공사대금 청구 소송도 아직 취하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달 관리처분 총회가 끝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다.
다만 조합 안에서는 총회를 통과시키려고 소송을 압박 카드로 쓰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합의액과 처음 요구했던 금액 사이에는 여전히 745억원 차이가 난다.
비슷한 일은 이미 있었다. 잠실 르엘의 경우 입주를 앞두고 추가 공사비 문제가 다시 불거졌고, 결국 시공사 요구가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다. 르엘 역시 설계나 자재를 바꾼다는 이유를 들었다.
판이 바뀌지 않으면 다음 현장도
포스코이앤씨는 신반포21차 경험을 앞세워 인근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입찰에도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포스코의 광명 신안산선 현장 붕괴사고를 비롯해 대구·여의도 현장 등에서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가 있었다. 곧 나올 행정처분 결과가 수주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총회가 끝난 뒤가 진짜 시험이라고 본다. 공사비를 불가피하게 올리더라도 어떤 기준으로 어디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법제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 중론이다.
본지는 해당 논란 관련 포스코이앤씨 반론권 보장 위해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회신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