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범죄마저 직역 공격에 악용하는 약사회, 국민 건강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 개인의 범죄를 직역 전체의 문제로 매도한 약사회는 공개 사과하라!
- 반복되는 감기약의 필로폰 제조 악용, 정부는 근본적인 의약품 관리대책 마련하라!
대한한약사회(회장 임채윤)는 시가 42억원 상당의 필로폰 제조 사건을 빌미로 한약사 전체의 일반의약품 판매 자격을 문제 삼고, 이를 직역 공격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약사회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대한 마약 범죄마저 직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은 보건의료 전문직 단체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 범죄에 가담한 사람은 직역과 자격을 불문하고 엄중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한한약사회는 역시 연루된 회원의 위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협회 규정에 따라 가능한 최고 수위의 징계를 추진할 것이다. 마약 범죄에 어떠한 관용도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는 한약사뿐 아니라 약사 2명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회는 한약사의 범죄 혐의를 이유로 한약사 전체의 일반의약품 판매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정작 감기약을 대량 판매한 약사 2명을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가. 약사의 잘못은 개개인의 문제이고, 한약사의 잘못은 직역 전체의 문제인가. 국민건강을 말하면서 범죄의 책임에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특정 직역의 판매 자격이 아니라, 일반의약품이 필로폰 제조에 악용됐다는 사실이다. 2013년 감기약 대량 구매 사건을 비롯해 2016년 감기약 5만정을 이용한 필로폰 제조 사건, 2018년 감기약 수천 정을 구매한 사건까지 유사한 범죄는 반복돼 왔다. 그럼에도 의약품의 비정상적인 대량 구매와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관리체계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더 이상 권고 중심의 관리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슈도에페드린 함유 일반의약품의 판매 수량과 구매 한도를 법령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여러 약국을 통한 반복적인 대량 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범죄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특정 직역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의약품을 마약 제조에 악용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한약사와 약사 모두에게 약국 개설 자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약국개설자의 일반의약품 판매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근거에 따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권영희 약사회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개별 범죄를 이유로 한약사 전체의 판매 자격을 제한하려는 주장은 범죄 예방과는 별개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한약사의 판매 자격을 제한한다고 해서 감기약을 이용한 마약 제조 범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약사회가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걱정한다면 한약사의 권한을 제한할 명분을 찾을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의약품 악용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한약사 개인의 범죄를 직역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 불신을 조장한데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의약품의 안전한 유통과 판매를 위한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직역의 이해관계보다 우선해야 한다. 범죄의 책임은 행위자에게 엄중히 묻고, 제도의 허점은 정부가 책임지고 바로잡아야 한다. 대한한약사회는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지키는 한편, 개별 범죄를 빌미로 한약사 전체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국민건강 앞에 직역의 구분이 있을 수 없으며, 범죄의 책임을 묻는데에도 이중적인 잣대가 있어서는 안된다.